소설 작품개요
키워드: 왕족/귀족, 기억상실, 운명적사랑, 능력남, 다정남, 동정남, 순정남,
카리스마남, 까칠녀, 능력녀, 동정녀, 외유내강, 상처녀, 달달물
장르: 로맨스판타지
작품 소개
“절대 결혼 같은 건 하지 않을 거야.
죽으면 죽었지 사내들 노리개가 될 생각은 없어.”
풍요롭고 자유로우며 평화로운 폰드라다 왕국은 호시탐탐 그들을 노리고 있던
호전적인 벨트레 왕국에 침략당하고, 거기에 구원자로 온 나흐얀 제국의 술탄
아크람은 대군을 이끌고 와 폰드라다를 해방시킨다.
그가 동맹 조건으로 내건 것은 딱 한 가지.
폰드라다의 하나뿐인 왕녀 이사벨을 아내로 달라는 것.
그러나 왕녀 이사벨은 어릴 적 겪은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남자를 받아들일 수 없어 차라리 죽음을 택하려 하는데…….
* * *
“술탄께서 관여할 일이 아닙니다.
왕국의 배신자는 왕국에서 처단하는 것이 옳은 일일 터.”
“난 살인마가 아니라서 죽은 왕녀의 머리통을 받고 싶진 않군.
잠자리를 덥혀줄 수 있는 따뜻한 체온을 가진 여자라면 모를까.”
아!
역시나 수많은 여인들을 거느린 사내가 할 법한 말이었다.
이사벨은 낮게 신음하며 이를 악물었다.
두 사내가 첨예하게 눈빛을 마주하며 살기를 뿜어냈다.
긴장된 그 순간 이사벨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아직 뻗어 있는 더스틴의 칼날에
제 가슴을 쑤셔 박았다. 아니 그러려고 했다.
더 이상 여신의 교리를 따지고 있을 만큼 여유가 없었다.
살짝 뒤로 몸을 뺀 이사벨이 더스틴의 칼 끝에 몸을 박는 순간
아크람이 그녀의 심장 위로 빠르게 손을 밀어 넣었다.
푹.
칼날이 박히기는 했지만 그건 이사벨의 심장이 아니라 아크람의 손바닥을 꿰뚫었을 뿐이다. 순간적으로 놀란 더스틴이 힘을 빼 이사벨의 살갗엔 작은 상처 하나 생기지 않았다.
스스로 칼에 가슴을 박으려 한 이사벨은 그렇다 치고 그걸 저지하기 위해 제 손으로 막은
아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경악한 더스틴이 바닥으로 툭 칼을 떨어뜨렸다.
도대체 왜?
어안이 벙벙해진 건 이사벨도 마찬가지. 설마 이런 식으로 술탄이 막을 줄이야.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에 혼란스러워할 때였다.
“술탄!”
어디선가 술탄의 그림자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더스틴의 목에 칼을 겨눴다.
“안 돼!”
이사벨이 낮게 소리 질렀고 동시에 아크람이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제압했다.
그림자들이 칼을 내리며 뒤로 물러섰다.
아크람은 피가 흐르는 제 손바닥을 무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머리 위 터번을 벗어
둘둘 감으며 싸늘하게 명령했다.
“술탄의 아내를 모셔라.”
“네!”
“만약 왕녀의 몸에 작은 생채기라도 생기는 날엔 너희 목숨으로 대신 받을 것이다.
또한 실수로 왕녀가 죽기라도 한다면.”
나직한 목소리가 점점 줄어들더니 그의 시선이 정확하게 이사벨을 향했다.
찌를 듯 노려보는 눈빛이 한껏 사납다.
“폰드라다 왕국은 그날로 소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