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레이니 힐즈
오, 나의 고향
이토록 짧은 봄에 만난 너를 기다리느라 평생이 흘렀구나>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봄을 제외하고는 늘 비와 돌풍이 몰아치는 레이니 힐즈.
그곳에 위치한 레인 저택의 아름다운 꼬마 아가씨 이리스 레인은 레이니 힐즈의 봄만큼이나 아름다운 소년 휴스에게 마음을 뺏기고 말았다.
레이니 힐즈에서 유일한 또래이던 두 사람은 신분을 넘어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였다. 그러나 변덕이 심한 레이니 힐즈의 날씨만큼이나 예측불허의 소녀 이리스 레인은 휴스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레인 저택을 떠나 버렸다.
홀로 남겨진 휴스는 그리움과 괴팍한 레인 백작의 학대, 그리고 홀로 남겨졌다는 외로움 속에서 천천히 곪아갔다.
제 전부를 포기하며 지킨 풋사랑에 배반당한 아픔이 이리스 레인을 향한 증오로 개화하였을 때. 레이니 힐즈를 떠난 그의 아름다운 아가씨, 이리스 레인이 돌아왔다. 이전의 눈부심과 천진난만함은 잔뜩 마모되어 지친 채로.
휴스는 그 변화에 기껍게 웃었다.
이제 레인 저택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줄 차례였으므로.